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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성인에게도 좋은 ReadingGate
[개인회원] 주민뽀엄마 본인 수상 본인 수상 조회: 90883

학교 다닐 때 영어는 딱 학교 내신과 수능 준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우수한 토익 성적을 가지고 글로벌 기업에 입사를 했지만, 영어는 언제나 나에게 큰 산처럼 느껴졌다. 외국인과 함께 일을 했는데, 그 영국에서 온 차장님은 내 E-mail과 보고서를 보면서 영어를 이렇게 잘 쓰는데 왜 말을 하지 않느냐며 자꾸 나에게 불편한(?) 커피 타임을 요청하셨다. 가끔씩 못이겨 나간 커피 타임에 수줍게 웃다가 사무실에 들어오면 내가 바보가 된 느낌에 “오늘부터 진짜 영어 공부 할꺼야!” 했는데, 이마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더 이상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첫째가 8살에 영어를 시작하면서 나도 리딩게이트를 알게 되었다. 아이는 얼마나 스펀지 같은지, 내가 파닉스만 3개월 가르쳤을 뿐인데, 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사실 아이의 수준이나 내 차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 놀랄 뿐이다. 가끔 아이가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던질 때마다 도대체 이런 단어들은 어디서 배워오는 거야? 하며 부러웠다.

그러던 와중에 작년에 카페에서 영어 독서왕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고, 아이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 작년 하반기 독서왕 대상에 도전했었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많아지고 아이 셋을 가정보육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RG를 할 시간이 없어 새벽 2시까지 책을 읽었다. 그 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도전하지 않으리 했는데 상반기 독서왕의 대상 상품이 무려 버즈란다. 갖고 싶었다.

다시 시작 된 영어 독서.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작년만큼 힘들지 않았다. 올해는 막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했고, 낮 시간을 이용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없기에 소리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아이들 책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다음 편을 기다리는 책도 생겼다. 왜 아이가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책에 나오는 단어는 내가 이때까지 학교에서 배우고 회사에서 쓰던 영어와는 너무 달랐다. 생활 그 자체라고 할까? 고백하자면 난 “frown(인상을 찌푸리다)”, “sigh(한숨을 쉬다)” 이런 단어들을 처음 봤다. 처음 봤는데 책에 정말 많이 나오더라. 결국에는 찾아봤다. 내게 절대 잊지 못할 단어가 된 것이다. 우리 아이도 이렇게 반복되는 단어들을 보다가 정말 답답하면 나에게 물어보거나 사전을 찾아봤겠지? 그렇게 해서 알게 된 단어들은 다 아이 것이 된 것이다. 실제로 아이는 영어 단어를 정말 잘 외운다. 외울 것도 없는 것 같다. 영단어 책에 있는 단어들을 책을 통해 봐왔고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을 알기 때문에 빠르게 외우는 게 아닐까?

책을 통해 새로운 단어를 많이 알게 된 점 이외에도 또 달라진 점은 종이 영어 책도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읽으려고 20대부터 꾸준히 노력했었는데 잘 안됐다. “Tuesdays with Morrie”, “Shopaholic” 두 권을 수년동안 째려보다가 결국은 몇 장 읽다 내려놓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국어로 된 책은 흥미 위주의 책부터 읽기 시작해서 단계 단계를 밟으며 성인이 된 지금은 “호모 사피엔스”나 “총균쇠” 같은 두꺼운 책을 완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영어책은 교과서에 나온 내용, 단락단락 나눠진 지문들을 읽은 게 다가 아닌가? 그래서 시작한 게 챕터북 읽기이다. 리게 카페에서 정보를 얻어 아이들이 재밌게 봤다는 책으로 두세트를 구매했다. “Horrid Henry”와 “Dragon Masters” 세트를 구매했고 읽기 시작했다.

리딩게이트로 아주 쉬운 책부터 1000권 넘게 읽은 덕분에 챕터북 읽기 속도는 그야말로 날개 달린 듯 술술 날아갔다. 챕터북 읽기를 아이와 함께 꾸준히 하다보면 째려보던 그 책 2권도 완독하게 되고 “호모 사피엔스”나 “총균쇠”를 영어로 볼 수 있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영어를 밥벌이 정도로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한글책이 주는 즐거움을 느꼈던 것처럼 영어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아이 뿐만 아니라 나 같은 많은 성인들이 이제라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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